'주식시장에 더 바람직한' 정당이 따로 있을까? > 뉴스 | 충청TV

기사상세페이지

'주식시장에 더 바람직한' 정당이 따로 있을까?

기사입력 2016.10.22 08:25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 밴드로 보내기
  • URL 복사하기

주식시장의 향배를 예측하기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대선토론회가 마무리되고 11월 투표일을 불과 2주 앞둔 시점에서 월가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로 과거 대선 때의 증시 흐름을 예측의 근거로 삼고는 한다.

프린스턴대의 경제학 교수인 앨런 블라인더와 마크 왓슨은 과거 대선이 치러진 시점부터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식까지의 증시 흐름을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다.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을 때의 대선-취임식 사이 주가 흐름이 공화당 후보 승리 때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대선에서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정권 교체가 이뤄졌을 때 S&P500지수의 주가는 새 대통령의 취임식까지 평균적으로 0.15% 오르는데 그쳤다. 그러나 반대로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정권 교체가 이뤄졌을 때의 주가 수익률은 평균 1.38%를 기록했다.

◇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 증시에는 더 ‘호재’

미국인들은 공화당의 집권이 주식시장에 더 좋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과거 공화당이 세율 인하, 규제 완화 등 보다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내놓은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블라인더 교수는 민주당 대통령 하에서 주식시장이 더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S&P캐피탈 IQ가 1945년 이후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의 주가 흐름을 분석한 결과 민주당 대통령 때의 주가 수익률은 평균 9.7%, 공화당 대통령의 평균 수익률은 6.7%로 나타났다.

또한 역사적으로 임기 동안 마이너스(-) 주가 수익률을 기록한 대통령은 단 두 명뿐이었는데 이들은 모두 공화당 출신이었다. 리차드 닉슨 대통령 때는 아랍의 석유 금수조치(1차 석유파동)로 주가가 부진했고 조지 W.부시 대통령 때는 2008년 금융위기가 문제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첫 번째 임기 때에는 주가 흐름이 부진했다. 이에 대해 블라인더 교수는 “2008년 금융위기 후유증을 겪고 있던 상황이었으므로 이를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기 때문에 나타난 주가 부진으로 이해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정치보다 경제가 문제…"전임자가 백지주는 것 아냐"

이에 대해 시장조사업체 캐피탈이코노믹스의 존 히긴스 이코노미스트는 대통령의 정당보다 실제 경제가 증시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어떠한 대통령도 전임자로부터 백지의 캔버스를 물려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S&P캐피탈 IQ는 역사상 미국 주식시장이 가장 양호한 흐름을 보인 때는 공화당 출신 제럴드 포드 대통령 때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선거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이 아니었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실각한 닉슨의 뒤를 이어 취임한 인물이다.

또한 그는 원래 부통령으로 선출된 것도 아니었다. 전임 스피로 T.애그뉴가 뇌물 수수로 물러나면서 후임으로 부통령에 오른 것이다. 이처럼 국민이 어떤 당의 대통령을 선출했느냐보다는 그 당시 상황이 주식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히긴스 이코노미스트는 “1968년부터 1980년 사이 네 차례의 대선 이후 S&P500은 부진한 연간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집권 정당의 문제라기보다는 그 당시 경제 흐름이 약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1980년대 두 번의 대선 때는 경제 개선에 힘입어 주가 흐름이 양호했다”고 덧붙였다. 경제의 활력이 제고되면서 그간 눌려있던 주가의 밸류에이션이 반등하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설문 "트럼프 승리하면 주가 7%↓·클린턴은 4%↑"

현재 시장 참여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이례적인 경제 아이디어를 경계하고 있다. 트럼프는 세금 인하와 규제 완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자유무역에는 반대하고 있다. 이에 시장 참여자들은 트럼프로 인한 ‘정치적 리스크’가 촉발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투자자들의 이러한 불안감은 고스란히 반영됐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S&P500이 7%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이기면 4%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나 유럽 주요국의 선거 등과 같은 정치적 변수들이 뒤섞여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선 직후 투자 심리가 증시에 영향을 주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대선 이외에도 주가에 영향을 줄만한 요인들은 상당하다. 전문가들은 미국 주식시장이 당장의 미국 경제만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며 중국 위안화 절하, 저유가 충격 등의 요인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