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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유가 안정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감산 문제를 놓고 일부 회원국들이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북해지역 원유 기업들의 다음 달 수출 물량이 4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다음 달 북해지역 원유 수출량은 이달보다 10% 증가한 일평균 216만배럴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른 것으로 나타나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다. 12월 수출량은 지난 9월 대비 일평균 36만배럴 늘어난 수준이다. 원유시장의 과잉공급 우려를 심화하는 요소다.
OPEC은 이미 알제리합의 이행과정에서 어려움들을 겪고 있었다. 이라크는 감산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이라크는 최근 바그다드를 방문한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에게 알제리 합의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막후교섭을 벌이기도 했다. 이란, 리비아, 나이지리아가 감산 합의에서 제외될 가능성을 두고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현 산유량 수준이 보장된다면 이라크는 OPEC의 감산 조치에 협조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사실상 감산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이에 어산 얼-하크 KBC에너지이코노믹스 수석 시장 분석가는 "원유 시장이 재균형점을 찾는 일은 그리 쉬운 과제가 아니다"라며 "OPEC이 정말 시장 균형을 원한다면 합의한 내용보다 더 큰 폭으로 감산을 진행하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시장 점유율을 더 내려놓으라는 소리다"라고 강조했다.
OPEC의 감산 의지를 놓고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OPEC이 현재 '언행불일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겉으로는 계속 감산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는 산유량을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가 애널리스트, 원유 기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와 선박자료들을 종합해 보면 OPEC 회원국들의 지난달 산유량은 일평균 3402만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비회원국들도 최근 들어 산유량을 늘리는 추세다. 브라질, 러시아, 카자흐스탄은 지난달 냉전시대 이후 최대 규모의 산유량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수출제한 조치가 해제된 미국의 셰일오일 역시 앞으로 국제 원유시장에 추가적으로 쏟아져 나올 가능성도 존재한다.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9월 미국의 원유수출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OPEC은 지난 3일 웹페이지에 개진한 논평을 통해 "알제리합의가 충실히 이행되기 위해서는 비회원국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존 킬더프 어게인캐피탈 창립파트너는 "원유 수출 증가는 합의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산유국들이 현재 생산할 수 있는 최대치를 산출하고 있다"며 "시장 점유율 경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과잉공급 현상은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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