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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하야할 때까지 술값 원가로 드립니다”

기사입력 2016.11.0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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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한 식당에 대통령이 하야할 때까지 주류를 원가에 제공하겠다는 현수막이 붙어 화제가 되고 있다. 현수막은 격문과도 같은 현 시국에 대한 서민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8일 울산 남구 삼산동의 한 해물식당에 “울산시민 여러분! 나라 꼬라지가 이게 뭡니까?”로 시작하는 글을 담은 검은색 현수막이 붙었다. 큰 유리창 두 장 정도되는 크기의 현수막에는 “마음 같아서는 장사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청와대 앞에 가서 촛불이라도 들고 싶은데 처자식이 있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이 열불나는 가슴 안고 마음은 청와대에, 몸은 이곳에서 서빙하고 있습니다”라고 썼다.

또 “국민이 대통령을 뽑았는데 국민 말은 듣지 않고 최순실 말만 듣는 대통령은 더 이상 필요없습니다. 정말 힘빠집니다. 열심히 사는 게 허무한 생각이 듭니다”라며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을 무시하고 최순실이라는 사람에게 권력을 갖다 바친 박근혜는 당장 하야해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뿐만 아니라 “어디 의지할 데가 없어서 무당 같은 여자에게 의지한단 말입니까, 차라리 울산시민에게 물어보고 의지하지, 우리는 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개, 돼지가 아니지 않습니까?”라며 “울산시민 여러분! 힘내시고 술이라도 싸게 드십시오. 저희 가게가 소주/맥주를 원가에 드리겠습니다. 공짜로 드리고 싶은데 그러면 집에 생활비도 못 줍니다. 이해해 주십시오”라며 서민이 현재의 사태를 바라보는 심정을 담았다.

현수막의 말미에는 “생업을 포기하고 촛불 들러 갈 시간적 금전적 여유가 없는 저로서는 이 방법이 그들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시위이고 방법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식당은 현재 소주 1병은 1400원, 맥주 1병은 18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식당 주인 조성훈씨(46)는 “최근 들어 온 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하지만 울산은 조선업 불황으로 특히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며 “손님이 현저하게 줄어들어 TV 볼 시간이 많아졌지만 뉴스에는 매일 쇼킹한 일들이 양파처럼 일어나 열불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조씨는 또 “과거에는 새누리당 지지자였고 대통령을 응원했지만 나라의 간판인 대통령이 사이비 종교에 빠진 최태민 일가에게 국정을 농락당한 사실을 알고 허탈하고 화가 나 이 발상을 하게 됐다”며 “대통령이 온 국민이 만족할 만한 조치를 취할 때까지 주류를 원가에 판매하는 일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식당을 찾은 김모씨(48)는 “길을 가다가 현수막을 보고 가슴이 뭉클해 들어오게 됐다”며 “장사로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서민이 현 정권의 부당함에 맞써 싸우는 행위가 쉽지 않을텐데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손님 최모씨(35)는 “온 국민이 최순실과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대해 격렬하게 항의하고 있다는 것을 대통령이 알아야 한다”며 “무엇보다 소주 마시는 서민들의 마음이 이토록 뜨겁다는 사실을 깊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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