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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척박한 자연환경에서 가난을 이겨내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찬 바다에 뛰어들던 해녀들의 삶이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됐다.
우리 정부가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해 온 '제주해녀문화'는 30일(현지시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이하 무형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공식 등재되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지난 2001년 종묘제례를 시작으로 해서 판소리, 아리랑, 강강술래, 줄다리기 등 모두 19개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무형유산위원회는 제주해녀문화가 지역의 독특한 문화적 정체성을 상징하고, 자연친화적인 방법으로 지속가능한 환경을 유지하도록 하며 관련 지식과 기술이 공동체를 통해 전승된다는 점 등을 높이 평가했다. 정부간위원회 회의는 지난 28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리고 있다.
제주해녀문화는 △잠수장비 없이 바다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물질’ 문화 △해녀들의 안녕을 빌고, 공동체의 연대의식을 강화하는 ‘잠수굿’ △바다로 나가는 배 위에서 부르는 노동요 ‘해녀노래’ △어머니에서 딸로, 시어머니에서 며느리로 세대간 전승되는 무형유산으로서의 ‘여성의 역할’ △제주도민 대부분 알고 있는 지역 공동체의 정체성 등이 포함된다.
제주해녀문화는 제주도의 척박한 토양과 거친 바다, 그 속에 깃들어 살던 강인한 여성들이 빚어낸 문화라고 평가된다. 제주 해녀들은 하루에도 몇번씩 '숨비'(잠수)해서 해산물을 채취하며 '호이 호이 훠' 하는 '숨비소리'를 냈다. 마치 휘파람을 부는 것처럼 들리는 신비한 음색의 이 숨비소리는 해녀들이 캄캄한 바닷속에서 작업을 하며 숨을 참다가, 끊어지기 직전 물 위로 올라와 몰아쉬는 '생명'의 소리다.
해녀들은 또 배를 타고 나가거나 들어올 때 노를 저으면서 부르는 민요인 '해녀노래'도 함께 불렀다. '이여싸나 이여도사나/요 넬 젓엉(이 노를 저어) 어딜 가리/진도 바당 한골로 가세/한착 손엔 테왁(물에 듸워놓는 박통) 심고(잡고)/한착 손엔 빗창(전복 따는 도구) 심어/한 질 두 질 들어간 보난 저싕도가(저승길이) 분명하다'는 노랫말로 해녀들은 고달픈 노동과 삶의 시름을 달랬다.
제주해녀문화는 2014년부터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추진됐다. 제주도는 관련 단체와 함께 2011년 무형문화유산 국가목록에 등재된 제주해녀문화의 등재신청서를 2014년 3월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이후 지난해 2월 제주해녀문화 내용 수정 및 등재신청서가 보완되었고 지난달 말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Evaluation Body)의 심사결과에 따라 ‘등재권고’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이변없이 제주해녀문화는 이날 마침내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공식 등재됐다.
다음은 해녀들의 삶을 담은 사진과 유네스코에 등재된 우리나라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목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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