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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아라비아와 미국은 지난 2년 동안 펼쳐진 석유전쟁에서 모두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가가 반토막나면서 원유 수출에 의존하는 사우디 재정까지 휘청였다. 셰일 혁명으로 원유시장에 등장한 미국은 나쁜 채산성으로 위축됐다.
하지만, 이번 석유전쟁에서 미국과 사우디의 석유업계는 양측 모두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치킨게임으로 일관했던 사우디가 결국 백기를 들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도의 감산에 최종 합의하면서 미국 셰일과 벌이던 점유율 전쟁은 잠깐 휴전에 돌입했다. 유가가 큰 폭으로 반등하면서 사우디를 비롯한 전통적 산유국들은 숨통이 트였다. 저유가에 살아남은 미국 셰일 업체들 역시 더욱 강력한 맷집을 확인해줬다.
사우디는 지난 2년 동안 저유가에 성장이 둔화했고 적자가 늘면서 결국 각종 보조금을 삭감했다. 하지만 유가 붕괴로 미국 셰일이 다소 후퇴하면서 사우디 주도의 OPEC은 점유율 확대를 이어갈 수 있었다. 또, 이번 유가 폭락을 겪은 사우디는 원유 의존도를 낮추려는 계획을 본격화하면 체질개선에 나섰다.
사우디는 지난 10월 처음으로 달러 표시 국채를 발행해 175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사우디 국영석유업체 아람코의 주식 5%만 계획대로 기업공개(IPO)해도 1000억달러 넘는 자금이 흡수할 수 있다. 사우디 정부관리들은 이러한 자금을 석유 이외의 기술 및 광산섹터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셰일업계 역시 저유가로 고통받았지만 궤멸한 것은 아니다. 사우디는 그 동안 '고비용의 생산자'를 시장에서 몰아내기 위해 미국 셰일업계를 상대로 생산량을 역대 최대로 늘리면 치킨게임을 벌였다. 고비용의 생산자란 미국의 셰일 업계를 겨냥한 표현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당시 많은 셰일 업체들은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미만으로 떨어지면 막대한 손실로 줄도산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실제 지난 2년 동안 저유가로 미국 에너지 업계에서 1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셰일업체들의 파산이 이어졌다. 하지만, 낮은 포복으로 유가 20달러에도 살아남은 업체들은 미국 셰일의 맷집을 증명해줬다.
미국의 석유 가스 생산업체들이 지난 2년 동안 주식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500억달러가 넘었다. 셰일업체들은 높은 기술력으로 OPEC의 예상보다 더 빠르게 저유가에 적응할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한 것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유가가 지난 2년 동안 배럴당 70~80달러으로 유지됐더라면 미국에서 셰일오일이 일평균 최대 1100만배럴 더 생산할 수 있었다고 더그 킹 RCMA자산고나리 수석투자책임자는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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