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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행 작가는 인생은 사랑 아니면 여행이라고 말한다. 2월 17일 오늘은 내생에 단 한번 뿐일 특별한 날, 오랜 기간 동고동락을 해온 직장 친구와 함께 소풍가기로 약속한 날, 내 인생 하루의 사용설명서로 잠시 힐링 여행 떠나는 날이다.
오미크론 확산 양상 속에 불안감과 지리 멸멸한 일상은 계속되고 있어 답답한 가슴은 터질 것 같지만, 3차 접종완료자의 나름의 권리(!)을 믿으며 약속시간에 맞춰 소소한 여행이 주는 나름의 힐링 행복여행(사진)을 찾아 나섰다.
먼 남쪽나라, 하늘은 맑고 떠오르는 해와 그 사이 속에서 수줍게 미소 짓는 솜 털 구름은 이런 시국의 우리 내 심정을 아는 지 모르는 지 한가롭게 소풍을 나선다.
이런 가운데 이해인 수녀의 ‘기다리는 행복’을 찾아서 여행을 해 보기로 했다. 오늘은 소풍가는 날, 구름소녀 시인의 시 한편을 읇조리며 친구의 소풍을 따라 나섰다.
“지나가는 세상 것에/ 너무 마음 붙이지 말고/ 좀 더 자유로워지라고
날마다 자라는 욕심의 키를/ 아주 조금씩 줄여가며/ 가볍게 사는 법을 구름에게 배우라고/ 구름처럼 쉬임 없이 흘러가며/ 쉬임 없이 사라지는 연습을 하라고/ 꼭 말하고 싶었어요/ 내가 당신의 구름이라면....“
‘꼭 말하고 싶었어요’ 구름소녀 이해인 수녀의 아름다운 인생, 삶의 여정을 구름에 비유한 시이다.
인생 2막의 신중년을 살면서 날마다 자라나는 욕심의 키는 아직 사그러지지 않은 우리 내 모습들을 돌아보며 오늘도 가볍게 사는 법을 구름에게서 배워 보라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실천하는 용기, 행동하는 진정한 용기는 선뜻 생겨나지 않는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도착한 곳은 아름다운 과거 길, 한양으로 통하는 마곡사가 인근에 위치한 맑은 물에 송사리떼 노닐며 유유자적 흐르는 개울가 청정마을 고당부락의 소풍펜션. 그리고 인근 경치 좋고 인심 좋은 한 식당에서 드디어 기다리는 행복, 정오의 오찬을 만났다.
소풍 펜션 우옥제-이철래 부부 사장님의 인품만큼이나 인심 좋은 인정밥상이 차려졌고 우리 일행은 오랜 그리움 속에 행복한 시간으로, 즐거운 한끼 식사를 하며 인생 2막을 만끽 했다.
그리고는 소풍가는 기분으로 소풍 펜션의 이곳 저곳의 풍광들을 카메라에 담아 기록했다. 역사는 기록이다. 과거의 역사는 사관이 쓰거나 후대사람들에 의해 평가되어지는 것이라 하였다면, 인공지능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오늘의 역사는 ‘지금 오늘 여기서’ 우리가 스스로 기록하며 써 내려 나가는 것이라고들 말한다.
기록의 역사의 시간은 그렇게 흐르고 시간은 오후 4시, 집으로 가는 시간이다. 돌아오는 길. 길게 펼쳐진 마곡사 숲길을 따라 천안 아래 제일 편하다는 곳 정안을 거치기로 했다. 정안은 그곳에서 젊음을 불태웠고 나이들어 한때 면장직을 수행하며 ‘민안 행정’을 논 했던 아련한 추억과 그리움이 서려 있는 곳이다. 친구는 37대 면장이다.
사곡 유룡리 산길을 넘어 정안면 경계 내문부락에 들어 설 즈음 친구에게 한 지인으로부터 폰이다. 잠시 들러 만나보기로 했다.
오랜 시간 살아온 고향 공주땅 임에도 처음 가는 길. 그 곳 회학리에서 만난 사람은 뜻밖의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화가, 시인, 서예가 등 다양한 수상경력에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는 석정 한경순 문인화 여류 작가였다.
이런 첩첩 산중에서 귀인이 산다는 것은 그리고 나무 보일러의 온기와 정취가 가져다 준 편안함의 행복은 오랜 기억 속 동화나라에 온 소년처럼 마음 설레이게 한다.
캘리그라피 작가로도 통하는 석정작가의 작품 솜씨와 모습을 슬쩍보고 난 후 습작노트를 펴 보면서 ‘늘 습관처럼, 사랑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말이 퍼뜩 떠올라 적었다. 그리곤 ‘나도 할 수 있어’ 뿌뜻해 하며, 도서관에서 어깨 넘어 배웠던 어눌한 솜씨를 칭찬이라도 받은 듯 홀로 흐뭇해 했다.
인근 온양 온천 아산시에서 같은 동호회 활동을 한다는 작가 지인들이 찾아왔다. 한번의 폰 소리가 들리는 듯 하더니 금세 도착했다. 분위기는 금방이라도 흥이 나고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 퍼질 듯 하다. 악기들도 나름 정리해 어깨에 매고 찾아왔다.
그러나 시간은 오후 6시를 가르킨다, 작별의 시간이다. 힐링여행 중인 작가 분들과의 짧은 만남은 아쉽기만 하다. 오늘의 일상의 행복은 한 컷의 사진을 휴대폰에 담아 저장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그래도 만족이다.
긴 여운의 시간들. 추억의 그리움을 뒤로 한 채 우리는 기약없는 작별인사를 나눴다. 어느 덧 오랜 나의 친구 sm차량은 소랭이골 밤나무 숲길을 지나 고속 국도를 따라 달리고 있었다. 오늘도 우린 나름 ‘행복' 했다. [정리 : 오명규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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