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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귀향”, 정지용시인과 함께.. 초복 맞이 맛집, 문학기행... 공직살이 정년퇴임 기념하며...

기사입력 2020.07.17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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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상.jpg
 
 오늘은 정지용 시인과 함께하는 날이다. 필자가 도서관장시절 독서회원들과 몇 번의 문학기행을 다녀온 기억이 새롭게 떠오른다.
 
강릉의 조선최고의 여류시인 허난설헌과 그의 일생 그리고 조병화 시인의 “꿈”과 “꿈의 귀향”과의 만남 등 문학기행은 아직도 가슴 짜릿한 전율이 남아 있는 추억속의 한 페이지다. 우선 시를 한편 읇 조려 보자.
 
 가위 <허난설헌>
 
뜻이 맞아 두 허리를 합하고
다정스레 두 다리를 쳐 들었소
 
흔드는 것은 내가 할 테니
깊고 얕은 건 당신 맘대로(가위, 전문)
 
 
꿈 <조병화>
 
내 손길이 네게 닿으면
넌 움직이는 산맥이 된다
내 입술이 네게 닿으면
넌 가득 찬 호수가 된다
 
호수에 노를 저으며
호심으로
물가로
수초 사이로
구름처럼 내가 가라앉아 돌면
넌 눈을 감은 하늘이 된다
 
어디선지 노고지리
가물가물
네 눈물이 내게 닿으면
난 무너지는 우주가 된다.(꿈, 전문)
 
 
꿈의 귀향 <조병화>
 
어머니 심부름으로
이 세상에 나 왔다가
 
이제 어머니 심부름 다 마치고
어머님께 돌아왔습니다.(꿈의 귀향, 전문)
 
편운(片雲)조병화 시인은 평소 “고향은 사람을 낳고 사람은 고향을 빛낸다”며 읇조리고 다녔다 한다. 나는 지금도 편운 조병화 시인처럼 그의 “꿈의 귀향” 짧은 서정시 한 줄 외워가지고 다니며 곧 잘 읇 조리곤 한다.
 
사람들은 대게는 시 제목을 “꿈의 귀향”을 “꿈”이라고 착각하여 알고 있다. 나는 곧잘 시를 읇 조려 주면서 제목 맞추기 내기를 하곤 한다.
 
특히 멋쩍고 가까운 지인을 만나면 제목 맞추기 내기를 제안한다. 재미삼아 하지만 대부분 이긴다. 이때, 맛있는 아메리카노 커피도 한잔 따먹고 때론 오만원짜리 내기에서 짜장면 따먹기도 하고 나에겐 아주 솔솔한 재미가 있고 신나는 일이기도 하다.
 
이것이 내가 시를 좋아하고 또 시가 나를 좋아 하게 끔 만드는 이유 중의 하나인지도 모른다.
정지용문학관.jpg
 
얼마 전, 먼저 퇴임한 강환실 꿈의 교회 장로 겸 전 계룡면장으로부터 반가운 톡이 왔다.
 
“잘 들 지내지요, 초복 맞이 만남을 갖고자 합니다.
7. 17 (금)에 만납시다. 吳 과장님이 글 쓰는 거 좋아하는데 정지용 시인의 고향 옥천여행 후 맛 집 누룽지 백숙으로 복(伏)달음을 겸해서 김일환 과장, 최위호 과장님의 명예로운 퇴직을 축하하는 식사를 하고자 합니다.
 
모두가 시간 내서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출발은 공주카페 앞, 9시입니다.”
 
코로나19의 지쳐가는 일상 속에 잠시의 여유, 힐링의 시간이다. 6월말 정년퇴임한 두 분 과장들을 환영하고 함께 한다는 명분도 생기는 반갑고 즐거운 톡이다.
 
잠시 가슴이 떨려 왔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자유시인이자 서정시인인 정지용 시인을 만난 다는 것이다.
 
필자가 평소 좋아하는 정지용 시인의 대표작 시 “호수”는 서정적이고 고백적이고 애상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작품으로 임에 대한 그리움을 주제로 삼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살면서 어느 순간 보고픈 사람에 대한 그리움은 더 애잔한 느낌으로 호수만큼이나 크게 내게 다가오는 듯하다.
 
호수 <정지용>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픈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전문)
 
우리는 그렇게 정지용 시인의 생가가 있는 옥천으로 일응 우리만의 문학기행 겸 힐링 여행을 떠났다.
 
문학기행이라 함은 보통 “문학 속에 등장하는 장소. 작가와 관련 있는 장소 등 작가의 문학 세계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하여, 작가의 고향이나 연고지, 작품의 배경이 되는 지역을 탐방하는 것이다.”라고 말 할 수 있다.
 
문학기행의 힐링과 작품세계를 탐방하는 그런 솔솔한 재미 속에 우리들의 즐거움, 그런 기대 속에 정지용 문학관을 찾았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인한 상황 종료시까지 임시 휴관이다.

 육영수생가앞연꽃.jpg
 그런 가운데 지용시인을 생각하며 생가터 문학의 오솔길과 고 육영수 여사의 생가 터를 지나고 연꽃공원길을 따라 다 함께 지용을 생각하며 걸었다.
 
그렇게 걷는 동안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즉 소확행의 시간이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어느 덧 점심시간, 대청호 주변에 위치한 방아실 백악관, 맛있는 점심음식이 나왔다. 누룽지 삼계닭 백숙이다. 오랜만에 복날에 만나보는 복 달음 보양식이다.
누릉지백숙.jpg
 
여기서, 복날의 의미를 잠시 살펴보자. 삼복(三伏)이라고 하는 초복에서 말복까지의 기간은 일년 중 가장 더운 때를 말한다. 올해는 양력으로 초복은 7월 16일, 중복은 7월 26일, 말복은 8월 15일이다. 전통적으로 복날에 먹는 보양식으로 오늘날에도 삼계탕이 가장 인기가 있다.
 
복날의 풍습은 옛날에는 이 삼복더위를 피하고 즐기기 위해서 술과 음식을 준비하고, 계곡이나 산정(山亭)을 찾아가 노는 풍습이 있었다.
 
궁중에서는 높은 벼슬아치에게 빙과를 나눠주고, 궁 안에 있는 장빙고에서 얼음까지 나눠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민간 백성들은 복날 더위를 막고 1년의 가장 더운 기간 동안 몸보신을 하기 위해 삼계탕을 먹은 게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풍속이다.
 
그렇게 함께 먹고 걸으며 힐링하는 동안 시간은 벌써 오후 3시, 가정으로의 귀환시간, 그래도 아쉬움이 남았다. 돌아오는 길에 국립 대전 현충원을 찾았다.
 KakaoTalk_20200717_172201685.jpg
 엊그제 6.25전쟁 영웅 고 백선엽 대장의 영결식이 있었다. 영원한 별이 되어 위대한 대한민국을 지킨 전쟁영웅께 우린 함께 헌화와 분향을 했다. 현충원내 오솔길을 가볍지만 충정어린(!) 마음으로 산책하는 사이 어느덧 시간은 오후 5시. 좀 이른 저녁의 시간이다.
 
돌아오는 길목에 위치한 갑동 숯불냉면집이 보인다. 우리 일행은 물냉면으로 더위를 달래며 이런 저런 이야기들로 추억여행을 하는 동안 시간은 작별해야 할 시간, 또 하루는 주마등처럼 흘러 스쳐 지나가고 다음날의 만남을 기약하고 있다.
 
정지용 시인의 시“호수”를 생각하고 시인처럼 시처럼 좋은 사람과 함께한 초복 맞이 맛집, 문학기행... 공직살이 정년퇴임 기념하며... 맛도 두배, 기쁨도 두배, 행복도 두배가 된 하루였다.
 
오늘도 어제처럼 여행하며 맛보며 힐링 하며 보낸 행복한 시간이다. 우리 모두 모두 행복하길 또 건강하길..행운의 여신이 늘 함께 하길... 신께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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