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자여! > 뉴스 | 충청TV

기사상세페이지

당선자여!

기사입력 2010.06.15 00:24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 밴드로 보내기
  • URL 복사하기
무슨 태풍이 지나간 느낌이다. 지방선거라는 태풍의 회오리 속에는 천안함이라고 하는 피가 흐르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설상가상 전쟁위기감마저 감돌아치면서 당장 난리가 나는 것 같은 불안감은 선거태풍이 아니라 피바람 칼바람같이 국민의 가슴을 갈갈이 찢어 버렸다. 이게 이번 지방선거를 맞는 여당이 저지른 엄청난 실수였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고,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면 산다는 말이 있다. 천안함보다 더 큰 사건이 터졌더라도 터진 것은 터진 것이니 침착했어야 했다. 당장 분을 못 이겨 펄펄뛰는 정부에 대해 위기관리능력에서 저런 방법 말고 다른 수가 없는가 싶은 안타까움이 모두 선거를 겨냥하는 원맨쇼가 아니냐는 엉뚱한 의혹을 증폭시켜 그만 여당의 참패로 끝나버렸다. 참패는 아니고 석패라는 평가는 받았어야 하는데 중간에 해당하는 패배는 패배다.
그러나 몰아친 태풍 속에서도 살아남은 당선자가 있다. 축하의 꽃다발을 걸고 당선 소감을 말하는 얼굴에는 왠지 내가 볼 땐 기쁨보다 걱정이 더 많게 보였다. 공약은 늘어놓았고 지옥까지 내려갔다 살아 돌아온 자의 지친 얼굴, 활짝 웃지 못하는 막중한 책임감보다는 어리둥절한 안색이 더 눈에 띄였다. 맞다. 기뻐 날뛸 일이 아니다. 이제부터가 진짜 전쟁이며 이제부터 선거전보다 더 치열한 무거운 짐이 지워졌다. 사람이 장가를 간다고 속없이 웃을 일만도 아니듯이 당선됐다고 희희낙락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하토야마 총리는 8개월 만에 도중하차했고 요즘은 신혼 이혼율도 높다는 말로 때울 일도 아니다. 당선자여! 그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한 사람도 예외가 아니라고 보이는 것은 모두 무지개를 그리고 파라다이스를 약속했을화려한 공약을 쏟아내었다. 문제는 전부 돈인데 중앙재정은 줄어들고 지방경제도 어려워 공약을 완성할 부담이 끄떡없을 당선자가 누굴까. 아마도 걱정이 태산일 것이다. 그러나 해내야 한다. 수십가지 공약들을 위해 이제 몸을 던져야 하고 피를 흘려야 한다. 호ㅟ정의자에 앉아있을 꿈만 꾸다간 언제 끄달려 내려올지 모를 일이다. 취업의 문턱을 넘기도 어렵지만 임사했다면 들어가 능력을 발휘해야지 아니면 퇴출당하고 아니면 사표를 내야 하는 것과 이치는 같다.
특별히 기억해 둘일이 있다. 청렴결백해야 한다. 묻자. 과거 이나라를 지켜온 애국지사와 같은 우국충정의 온도가 얼마냐는 질문이다. 과거 우리의 선조들은 재산을 다 팔아 나라를 되찾기위해 고향을 떠나 만주로 상해로 갔었다. 가서 광복군의 뒷돈을 대고 군복으로 갈아입고 총성으로 죽어나갔다. 이렇게 세운 나라를 위해 공약을 내 걸었다면 목숨도 재산도 다 내 놓고 오로지 국가와 민족과 지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각오가 되어있느냐. 생기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지금처럼 누가 월급을 주지도 않았고 판공비도 없었던 그 시절의 애국정신처럼 지역발전을 위해 나를 바치고 처자식을 물리치며 돈을 출연해 나라일을 할 각오가 되어 있느냐. 그러면 당신은 웃어도 된다. 기쁨으로 나라를 위해 희생하기를 자원하여 국민이 뽑아주었다면 충심이 올바라야 한다.
단체장의 원리는 간단하다. 지방세와 국세를 받아 그 돈으로 지역일을 하는 것이다. 거기서 모자라면 내 주머니라도 풀어서 약속한 공약은 완수해야 한다. 그러나 월급많지 생기는 돈구멍 넓지 대접은 극진하게 받게 딘다고 기뻐한다면 당장 사퇴함이 마땅하다. 일체의 사심을 버리고 할 일과 말일을 가리며 나랏돈을 내돈보다 더 아껴쓰면서 같은 돈 가지고 최대의 효과를 내는 심부름꾼이다. 심부름꾼이 중간에서 돈이나 받아먹고 성과는 없다면 당선자여! 그대는 면류관을 쓴게 아니라 가시관을 쓴 것이다. 진정한 일꾼으로 머슴이요 마당쇠가 된 심정으로 착하고 충성된 종이 되어 주면 당선자여! 그대는 대대손손 자자손손 추앙받고 존경을 받을 것이다.

backward top home